2026-10-11 뉴스 종합

한 줄 요약: 트럼프가 러시아 경유 수입 합의 다음 날 젤렌스키 교체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전쟁 종결이 아니라 중간선거용 유가 관리로 넘어갔다.


핵심 테마

1. 경유 한 통의 값으로 동맹을 환전하다 —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압박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협상은 여덟 시간 가까이 이어졌으나 결렬됐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회담 중 트럼프가 푸틴과 전화로 합의한 내용, 즉 러시아산 경유를 세계 시장에 풀고 미국의 대러 경유 제재를 내년 4월까지 해제한다는 발표를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 협상장에서 스티브 위트코프와 제러드 쿠슈너는 미국이 제공해온 정보 공유를 거론하며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중단을 요구했고, 참석자 일부는 정보 차단이 명시적으로 위협되지는 않았으나 함의는 분명했다고 전했다(미국 당국자는 어떤 위협도 없었다고 부인). 다음 날 트럼프는 백악관 앞에서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됐다"며 젤렌스키가 "세계에 문제를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WSJ] [FT] [NYT]

왜 지금인가는 숫자로 설명된다. FT-Focaldata 여론조사(10월 2~4일, 등록 유권자 2,275명)에서 트럼프의 전반 지지율은 34%, 인플레이션 대응 지지는 5분의 1 수준이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기준 경유 가격은 지난달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경유는 농업·운송의 기간 연료다. 투표는 11월 3일이다. 트럼프 본인이 10월 8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계산이다. 반면 에너지 분석가들은 발표된 러시아산 경유 물량이 제한적이며 올해 연료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미-이란 전쟁이라고 지적한다. [FT] [WSJ]

함의는 레버리지의 비대칭이다. 트럼프는 이미 우크라이나 방위 지원 대부분을 끊었으므로 남은 수단은 정보 공유와 유럽 경유 무기 판매뿐이다. 우크라이나에게 정유시설 타격은 러시아를 협상장에 끌어낼 유일한 지렛대이고, 푸틴은 상호 중단을 거부했다. 젤렌스키는 "우리 팀이 연막으로 이용됐다"며 경유 발표를 "약한 결정"이라 불렀고,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안드리 시비하는 "해외의 발언은 그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확인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영국 국방장관 웨스 스트리팅은 "침략자는 푸틴"이라며 젤렌스키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트럼프가 다른 지도자들과 같은 생활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정치적 현실"을 인정했다. 영국 전략방위검토 공저자 리처드 배런스 장군은 러시아 석유·가스 대금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사일과 드론으로 돌아온다며, 이 거래로 우크라이나인이 더 죽겠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고 답했다. [Guardian] [NYT]

다음: 크렘린 외교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협상 재개 시점을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 마이애미 협상 참석자 한 명은 겨울 전 러시아에 보낼 평화안 작업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진 섀힌(민주·뉴햄프셔) 등 양당 의원들이 반발했고, 섀힌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 전 의회 협의를 의무화한 2022년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11월 3일 투표 전까지 의회 쪽 움직임이 이 거래의 실제 구속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2. 리야드 공항이 사우디 비전의 가격표가 됐다

10월 10일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3·4 터미널에 미사일이 직격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사우디인 4명, 방글라데시인 2명, 미국·이집트·요르단·팔레스타인·시리아·수단 국적 각 1명으로, 사우디 영토에서 10년 넘는 기간 중 최악의 피해다. 공항 지붕 일부가 내부 사람들 위로 떨어졌다. 이번 주 세 번째 공항 피격이며, 8일에는 사우디아 조종사를 포함해 4명이 숨지고 여객기 한 대가 파괴됐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키 소장은 "완전한 전쟁범죄"라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WSJ] [FT] [NYT]

후티는 토요일 공격의 책임을 직접 주장하지 않았으나(후티 고위 당국자 무함마드 알부카이티는 NYT에 책임을 인정했다), 일요일 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메카·메디나를 제외한 사우디 전 공항과 영공이 "작전 무대"라고 경고하고 "공항에는 공항으로, 봉쇄에는 봉쇄로, 확전에는 확전으로"라는 상호주의 원칙을 천명했다. 알부카이티는 예멘의 공항·병원·시장도 민간 시설이며 "같은 규칙이 다른 곳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후티 측 예멘 보건부는 최근 5주간 사우디 주도 공습으로 91명이 숨지고 168명이 다쳤으며 사망자 60%가 여성·아동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예멘 정부는 사나 탈환을 목표로 '예멘의 새벽' 작전을 개시했으나 지상군은 수백 마일 떨어져 있어 공중 타격에 의존하고, 사나 사완 지역 공습으로 아동 1명이 숨졌다. [FT] [AlJazeera] [Yonhap]

구조적으로 이 공격이 겨누는 것은 무함마드 빈살만의 경제 전환 프로그램 자체다. 리야드는 새 엔터테인먼트 구역과 뉴욕 센트럴파크 네 배 크기 국립공원 같은 간판 사업의 무대이고, 공항 폐쇄는 그 사업의 전제인 '방문 가능한 도시'를 지운다. 즉각 비용이 집계됐다 — 일요일 개막한 세계석유회의(WPC)에 참석 예정이던 엑손모빌·토탈에너지·셸·BP 최고경영자들이 모두 불참했고(BP는 "여행 차질"을 사유로 들었다), 이달 말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다음 시험대다. 사우디 당국은 15일까지 리야드 전 학교를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더 깊은 문제는 요격탄 재고다. FT는 걸프 전쟁 7개월 뒤 전 세계적 요격탄 부족을 지적했고, 사우디 지도부가 요격탄 공급 부족을 우려한다는 보도가 WSJ에도 나왔다. 다우존스 계열 지정학 리스크 분석사 드래곤플라이는 사우디가 요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며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 [FT] [WSJ]

같은 날 미군은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를 떠난 파나마 선적 상선 M/V Ocean Molica를 전투기 정밀유도탄으로 타격해 추진 기관을 무력화했다(센트콤 발표, 승조원 무사).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려던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승인되지 않은 고위험 항로"에서 기뢰에 부딪혀 폭발했으며 "규칙을 무시하는 모든 유조선의 운명은 참혹한 화재"라고 밝혔다. 걸프 수출이 9월에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자 이란이 유조선 공격을 늘렸고, 상품 분석사 Kpler는 이번 주 수출이 "급감"했다고 보고했다. [FT]

다음: FII는 이달 말 리야드에서 예정대로 열린다는 게 사우디 당국 입장이다. 트럼프는 공항 공격을 계기로 미국이 사우디의 대후티 공습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만 했고, 영국 스트리팅은 공세 작전 참여는 "현 단계에서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미국 국적자 1명 사망이 참전 판단을 어디로 미는지, 그리고 사우디가 예고한 "단호한" 대응의 형태가 다음 주의 관전 포인트다.

3. 정치인을 향한 폭력 위협이 미국 통치의 상수가 됐다

NYT는 FOIA 청구로 받은 수백 건의 기록, 법원 문서, 법집행 기록을 검토한 조사를 통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유입된 폭력 위협 수천 건을 집계했다. 최소 44명의 주지사, 상원의원 100명 중 최소 70명, 하원의원 최소 185명(하원 거의 절반)이 본인·보좌진·가족을 향한 위협을 받았고, 주 국무장관 과반이 위협을 받았다 — 이들 대부분은 주의 선거 책임자다. 올해 1월 한 발신자는 의원들 음성사서함에 "목을 귀에서 귀까지 베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한 상원의원에게는 "당신을 살해하겠다, 당신 아이들부터 시작하겠다"는 메시지가 남겨졌다. [NYT]

왜 지금인가는 위협과 실행 사이의 거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트럼프 암살 시도, 찰리 커크 살해, 미네소타 주의회 지도자와 배우자 암살,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 방화가 실제로 일어났다. 애리조나주 하원의원 알마 에르난데스(민주, 33세, 4선)의 사례가 구체적이다. 멕시코계 유대인인 그는 이스라엘 지지, 백신 옹호, 그리고 KKK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의 관심을 끈 첫 선거 때문에 극좌와 극우 양쪽에서 위협을 받았다. 집에 카메라·경보기·지문 잠금장치를 달고 창에 철창을, 현관에 투광등을 설치했으며, 경찰이 침입자를 도울 수 있다고 하여 마당 나무 두 그루를 베어냈고, 살해 위협이 심해지자 남동생이 들어와 함께 산다. 지난해에는 집 앞에 주차된 보좌관 차량이 총격을 받았다. 프린스턴대와 CivicPulse의 올해 조사에서 전국 지방 선출직 460명 중 20% 가까이가 2026년 1~3월에 위협을 받았다고 답했다. 프린스턴 정책대학원의 Bridging Divides Initiative는 2022년 이후 애리조나 카운티·지방 의원에 대한 확인된 위협 57건을 집계했고 이는 과소 집계라고 밝혔다. [NYT]

함의는 이것이 사적 고통이 아니라 선출 구조의 입력값이 됐다는 점이다. 공직자들은 자비로 사설 경비를 고용하고, 아이 학교를 옮기고, 장을 보는 시간대를 바꾸고, 발언을 바꾸고, 드물게는 통치 방식까지 바꿨다. 일부는 사퇴했고, 양당 모두 특히 여성 후보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에르난데스는 "25살이 왜 이걸 평생의 일로 삼으려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처벌은 사실상 부재하다 — NYT가 검토한 지난 2년 연방법원 데이터에서 대통령을 제외한 공직자 위협 기소는 53건에 불과했다. 모호한 주·연방법, 수정헌법 1조 보호, 익명 편지와 계정, 그리고 압도적 물량이 추적을 어렵게 한다. 500,000명 넘는 주의회·시의회·교육위원회 등 하위직은 연방 고위직과 달리 보호 자원이 거의 없어 각자 알아서 버틴다. [NYT] [NYT]

다음: 선거 시즌 마지막 몇 주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고, 11월 3일까지 후보들은 이 상태에서 유세한다. NYT 조사가 지목한 제도적 공백 — 위협 기소를 어렵게 만드는 모호한 법령과 하위직 보호 자원 부재 — 에 선거 후 입법 대응이 나오는지가 이 이야기가 사건 집계를 넘어 움직이는 지점이다.

4. 사법·반독점·기밀해제를 언론과 비판자에게 돌려쓰다

법무부는 금요일 ABC·CBS·CNN·NBC·폭스뉴스 5개 방송사에 서한을 보내, 지난달 백악관 TV 취재 풀 중단이 셔먼법 위반인지 조사하기 위해 풀 관련 통신 기록과 CNN 출입 박탈 관련 통신 일체를 요구했다. 트럼프가 9월 18일 CNN·폴리티코·MS NOW를 백악관에서 금지한 뒤 방송사들이 며칠간 풀 영상 제공을 중단했고, 그 결과 시진핑 영접 같은 주요 행사 영상이 어느 방송사에도 나가지 않았다. 법무부 대변인 에밀리 코빙턴은 방송사들이 백악관 행사 취재를 "자랑스럽게 보이콧했다"며 "상업적 경쟁자 간 집단 보이콧은 셔먼법 위반일 수 있다"고 했다. 조사는 초기 단계이며 전 백악관 변호사 출신 스탠리 우드워드 법무차관보가 이끄는 민사국이 담당한다. [NYT] [WSJ] [FT]

법리적으로 이 조사는 약해 보인다. 전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윌리엄 코바치치는 "반독점 소송의 핵심 성분은 상업적 동기가 명백하고 그 동기가 지배적임을 입증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결코 입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자유재단 소송 책임자 세스 스턴은 "트럼프가 갈망하는 주목을 박탈하는 것은 경쟁 침해가 아니며, 반독점법은 반경쟁 효과가 있어도 수정헌법 1조 예외를 오래 인정해왔다"고 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 디렉터 호세 사모라는 "정부가 접근권을 지키는 언론사를 위협하는 데 반독점 조사를 쓰면 안 된다"고 썼다. 그렇다면 조사의 산출물은 판결이 아니라 과정 자체 — 기록 제출 요구와 법률 비용, 그리고 다음 집단 행동 전의 주저다. FT는 50개 넘는 언론사·언론단체가 CNN·MS NOW·폴리티코를 지지하는 법정 의견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NYT] [FT]

같은 도구가 서사 생산에도 쓰인다. NYT는 백악관이 10월 2일 주류·우파 기자들을 '무기화' 온라인 브리핑에 불러 트럼프 기밀문서 보유·회수 방해 수사 기록 일부를 공개 예고한 과정을 재구성했다. 브리핑을 주도한 존 솔로몬은 과거 주류 언론인이었고 현재 백악관의 특별정부고용인(special government employee) 신분으로 '투명성' 태스크포스를 맡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무보수이고 보안 인가가 없으며 검색 범주를 제안할 뿐 태스크포스 인원이 "수백만 페이지"를 걸러내고 백악관 법률고문실이 기밀을 해제한다고 설명했고, 스스로를 "풀 기자"로 규정하며 "숨기려는 것도, 맥락 없이 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개된 내용 대부분은 이미 알려졌거나 세부사항이어서 주류 기자들은 무시했으나, 트럼프 측 인사들이 보수 정보 생태계에서 경보적·탈맥락적 해석을 밀었고, 수요일 마이크 린델의 사이트 기자가 집무실에서 트럼프에게 질문하자 트럼프가 감사를 표하며 "최근 파일에서 다 나왔다"고 수사를 '무기화'로 규탄했다. 솔로몬은 백악관 브리핑 역할을 마친 뒤 같은 자료로 자기 사이트 JustTheNews.com에 기사를 쓴다. [NYT]

다음: 티모시 켈리 연방판사는 CNN·MS NOW·폴리티코 출입 금지를 임시 차단한 상태이며, 소송 진행 중 금지를 무기한 정지할지를 며칠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임시 복원 후에도 CNN과 폴리티코는 에어포스원 탑승이 필요한 출장 풀 일정에서 계속 배제되고 있어, 판결이 접근권을 실제로 회복시키는지가 시험대다.

5. 생명과 죽음을 국가가 어떻게 연출하는가 — 공개 처형과 그 반작용

12월 3일, 2009년 포트후드에서 동료 병사 13명을 사살하고 32명을 다치게 한 전 육군 정신과 의사 니달 말리크 하산이 총살형으로 처형될 예정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 처형을 라이브스트리밍하겠다고 발표했고, 트럼프는 금요일 자신이 승인했다고 밝혔다가 토요일 기자들에게 "보여줄지"에 대한 "결정"이 남았다고 했다. 1936년 이후 미국 최초의 법적 공개 처형이며, 군 총살형으로는 1945년 이후 처음이다. [NYT] [WaPo]

반대는 트럼프 연합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도 나왔다. JD 밴스 부통령은 보지 않겠다고 했고,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역겨움을 넘어선다"고 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세계 사형 반대의 날에 X에 사형이 "용인될 수 없다"며 "사형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동선을 지키고 정의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쓰고 #NoDeathPenalty 해시태그를 달았다. 교황은 미국이나 하산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더 날카로운 비판은 대리인들이 맡았다 —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죽음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미국 가톨릭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오클라호마시티 대주교는 "죽음의 문화에 대한 야만적 선전"이라며 "중대한 해악을 끼친 자의 공개 처형이라 해도 국가의 도덕적 직물을 더 훼손하고 국민 양심에 오점을 남길 뿐"이라고 했다. [WaPo] [NYT]

그런데 지지층 안에서는 다르다. NYT가 토요일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트럼프 중간선거 유세에서 10명과 대화한 결과 공개 처형에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대표성 있는 조사는 아니다). 은퇴 은행원 마이라 엘리스(63)는 "멋지다. 우리 나라가 깨끗해지는 시작"이라며 보겠다고 했고, 윌슨카운티 공화당 부의장 멜라니 호만(53)은 "보고 싶지 않으면 안 봐도 된다"고, 정비사 폴 파레티(63)는 "폭력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 시간 넘게 연설했으나 처형을 언급하지 않았다. 유세 참석자들의 머릿속에 있던 다른 사건은 테네시의 크리스타 파이크 처형 실패였다 — 1995년 녹스빌 동급생 콜린 슬레머 살해로 사형이 확정된 그는 펜토바르비탈 두 차례 투여 후 생존해 병원에서 퇴원했고, 올해 주에서 두 번째 치사주사 실패였다. 파레티는 이 일에 "정말 화가 났다"고 했다. 슬레이트의 Executive Dysfunction 뉴스레터는 지난주 대법원 6명이 내슈빌 리버벤드 교도소의 "잔혹하고 이상한 공포 쇼"를 승인했다며 "잔혹한 공개 처형은 미군에도 이 나라에도 명예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썼다. [NYT] [Slate]

다음: 처형 날짜는 12월 3일이고, 트럼프는 라이브스트림 '송출'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남았다고 말했다. 하산은 군사법원 상소를 모두 소진했으나 전문가들은 민간 법원을 통한 좁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본다. 한편 교황 레오 14세는 일요일 성베드로광장 주례 기도에서 건강검진 중 폐에서 국소성 결절이 발견돼 다음 주 초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 교황청 공보실 마테오 브루니는 회복에 약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71세 교황의 첫 건강 위기다. [BBC] [SCMP] [Axios]

6. 바퀴벌레는 죽지 않는다 — 인도의 유권자 명부 삭제와 청년 봉기

토요일 아침 뭄바이발 델리행 비행기가 착륙하자 경찰이 기내로 들어와 바퀴벌레국민당(Cockroach Janta Party, CJP)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와 공동창립자 사우라브 다스, 대변인 아슈토시 란카를 체포했다. 영장 없이 예방적 체포가 가능한 법 조항이 적용됐고,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장소에 분리 구금됐으며 법적 압수 명령 없이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델리 경찰은 "모든 적법 절차를 따랐다"고 반박). 일요일 델리 치안판사가 1년간 "평화와 선행 유지" 조건으로 석방을 명령했다. 딥케는 토요일에 입었던 마하트마 간디 사진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나왔고, CJP의 X 계정은 석방 몇 분 뒤 "바퀴벌레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글을 바퀴벌레 이모지와 함께 올렸다. 딥케는 "모디는 총리로서 인도의 수치"라고 했다. [NYT] [FT] [Hani]

토요일 델리는 사실상 봉쇄됐다. 2,000만 명 넘는 도시에 수만 명의 경찰·준군사 인력이 투입되고 바리케이드와 물대포가 배치됐으며, 주요 역으로 가는 지하철역 수십 곳이 폐쇄되고 열차가 취소됐으며 인터넷이 상당 지역에서 차단됐다. 로이터는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체포된 시위대 규모를 2,000여 명으로 전했고, CJP 지도자 아진캬 신데는 "1만 5,000명 이상이 불법 구금과 경찰 탄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기고는 그날 저녁까지 시위대 최소 2,500명과 기자 15명이 구금됐다고 썼다. 서벵골 전 수석장관 마마타 바네르지와 델리 전 수석장관 아르빈드 케지리왈 등 야권 중진도 시위 참가 중 구금됐고, 케지리왈은 "이건 비상사태보다 더 나쁘다"며 인디라 간디가 시민적 자유를 정지시킨 1975년을 가리켰다. [FT] [NYT] [AlJazeera]

분노의 대상은 지난여름 시작된 유권자 명부 특별집중개정(SIR)이다. 선거관리위원장 기아네시 쿠마르가 명부 "정화"라고 부른 이 작업으로 1억 3,000만 명 넘는 이름이 명부에서 삭제됐고, 시위대의 핵심 요구는 그의 사퇴다. 젊은 반대자들과 중진 정치인들은 삭제가 일부 최근 주 선거에서 모디의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CJP의 기원도 구조적이다 — 대법원 판사가 인도의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발언이 비판을 받자, 미국에 있던 대학원생 딥케가 5월 X에 "모든 바퀴벌레가 한데 모이면 어떻게 될까"라는 글을 올려 풍자 온라인 캠페인으로 시작했다. 6월 귀국 후 교육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전국 운동이 됐고, 7월에는 의대 입학시험 유출 항의로 수년 만의 최대 시위를 일으켜 교육부 장관을 사퇴시켰다. 모디의 측근 내무장관 아미트 샤는 주말 시위 전날 "BJP는 라훌 간디가 이끄는 야권의 거짓과 허위정보 캠페인에도 선거에서 계속 승리한다"고 말했다. [FT] [NYT]

알자지라 기고는 이를 "한 번에 깃털 하나씩 뽑으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는 비유로 요약했다 — 12년간의 점진적 침식이 더는 숨겨지지 않는 지점에 왔다는 것이다. 다만 이 해석은 기고자의 것으로, 2006년 쿠마르에 대한 부패 사건이 다시 부상한 점도 함께 지적한다. [AlJazeera]

다음: 란카는 법원 명령이 평화 시위 참여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했고, 다스는 "델리뿐 아니라 전국에서" 시위가 계속된다고 했다. 라훌 간디의 인도국민회의가 이끄는 야권 연합은 월요일 추가 집회를 예고했다. 야권은 금요일 드라우파디 무르무 대통령을 만나 정부가 민주적 틀을 전복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내년 초 5개 주 의회 선거가 이 명부 개정의 실제 효과가 측정될 무대다. 딥케는 가족 사망으로 고향 마을로 돌아갔다.

7. AI가 신학과 교육 과정을 동시에 건드리다 — 기술 비판이 제도로 들어오는 경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오렌지버그의 가스펠라이트 침례교회에서 조셉 허친슨 목사(74)는 요한계시록을 가리키며 "AI는 신이 되고 싶어 한다"고 설교했다. 신도 약 150명의 질문에서 나온 설교였고, 그는 50년 가까운 설교 경력 중 AI에 대한 불안이 전쟁과 경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능가한다고 WSJ에 말했다. 이것은 개별 목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 이달 초 전미복음주의협회(NAE)가 AI 정책 성명을 냈고, 미국 장로교(PCUSA)는 8월 이 주제로 서밋을 열었으며, 교황 레오 14세는 5월 "인공지능 시대 인간 존엄의 보호"에 관한 드문 회칙을 발표했다. [WSJ]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은 이 저항이 왜 지금, 이 언어로 조직되는가다. WSJ의 분석은 AI 업계의 자기 서사가 스스로 만든 취약점이라는 것이다. 테크 커뮤니티는 의도했든 아니든 기독교 공동체에 울리는 언어로 공론을 틀 잡았다 — 더 높은 존재가 자기 형상으로 지능을 창조하고 그것이 창조자에게 반역한다는 주제는 성경 연구자에게 익숙한 구조다. AI 연구소 사람들이 새로운 의식을 창조할 신적 권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는 인식은 일부에게 불편하거나 신성모독이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자신을 엄청나게 부유하게 만들 기술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자기 통제 아래에서만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오만이 보인다. 교황은 회칙에서 바벨탑, 즉 안정과 권력을 보장하려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려 한 신을 거스른 시도를 끌어왔다. 노트르담대 철학 교수 메건 설리번은 "사람들이 의지하는 제도에 겁먹을 때, 교회는 더 넓은 사회에서 공동선에 대한 자기 비전을 주장할 수단을 제공하는 데 아주 능하다"고 말했다. [WSJ]

산업 파급은 두 겹이다. 첫째, 이 저항은 이미 물리적 쟁점에 얹혀 있다 — WSJ은 데이터센터와 지역사회의 Flock 카메라에 이미 불만을 가진 상당수 미국민과 OpenAI·앤트로픽이 더 멀어질 위험을 지적한다. 둘째, 정치적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FT-Focaldata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약 3분의 2가 AI 기업에 대한 구속력 있는 연방 규제와 더 신중한 개발 속도를 선호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자발적 안전장치와 빠른 혁신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입장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WSJ은 사회적 매체가 유해해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실패한 전력에서 비롯된 테크 전반의 부채가 신뢰 문제의 핵심이라는 일부 종교 지도자들의 시각을 전한다. 즉 기독교 공동체가 "이번에는 초기에 각인을 남기려" 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구조적 새로움이다 — 최근 세대의 기술들과 달리, 소수 테크 억만장자가 아니라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한 개입이 뒤늦은 규제가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시도되고 있다. [WSJ] [FT]

같은 압력이 교육 제도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웰링턴칼리지에듀케이션 창립 디렉터는 FT 기고에서 편재한 AI가 지난 세기부터 이어진 "공장식 교육", 즉 수동적 학습과 정형 시험 체계를 마침내 폭파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제시하는 증거는 메커니즘 수준이다 — 영국 11~24세 중 자기 학교·대학이 AI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학생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쓰는지 이해한다고 보는 비율은 9%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은 AI 에이전트가 집에서 개인화 교습, 상세한 개선 제안, 과목별 최고 학점 획득 방법을 더 잘 코치해준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학교를 포기한다고 말한다. 명문대 최종 학년 학생 한 명은 AI가 자신과 친구들에게 최고 등급 학위의 채점 기준과 투입해야 할 최소 공부량을 알려줘서 이제 풀타임 직장을 가질 시간이 생겼다고 했다. 기고자는 명문대 합격 후 진학을 거부하는 딸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라고 답했다고 적었다. OECD는 5년간 교육 성과 상위국들과 함께 "인간 번영(human flourishing)"에 기반한 새 모델을 개발해왔고, 다섯 역량은 세계 속에서 행동하기, 단순 지식이 아닌 이해, 세계를 음미하기,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적응적 문제해결자 되기다. 프랑스에서는 수십만 청년이 교육 투자 부족과 미래 일자리 걱정으로 시위에 나섰다. 웰링턴칼리지는 OECD와 함께 이 모델을 도입하고 있고, 국제 바칼로레아(IB)도 전면 수용했다. 이는 기고자의 주장이자 그가 추진하는 사업임을 밝혀둔다. [FT]

소비자 단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난다. FT 칼럼니스트는 친구가 자신의 불안 상태를 두고 "불안한 목소리"와 "정직한 목소리"라는 틀을 꺼냈고, 나중에 스크린샷을 받고 그것이 ChatGPT에서 온 것임을 알았다고 적는다. 그의 분석은 산출물이 아니라 전달 방식에 있다 — 그 용어들이 기계에서 왔고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치료사가 말할 때의 뉘앙스나 주저 없이 전달되어 어떤 식으로든 온전한 진실처럼 취급됐다. 늘 비굴한 챗봇은 여러 버전의 진실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걸 잊고, 자기(그리고 그것의) 버전에 과한 확신을 준다. 더 나아가 언어 자체가 병리화 효과를 갖는다 — 당신을 떠난 그 남자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고 다만 회피형 애착 유형이며 아마 나르시시스트라는 식이다. 칼럼니스트는 도움이 된 것은 AI가 생성한 심리학 용어가 아니라 친구가 자신의 친절함, 불확실성, 불완전함을 안고 거기 있어준 것이었다고 결론 낸다. 실무적 함의: AI가 치료 영역에서 하는 일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확신의 생산이고, 그 확신이 모델의 가장 교정 불가능한 산출물이다. [FT]

다음: 이달 초 NAE 성명과 5월 교황 회칙에 이어, AI는 이미 이번 가을 양극화된 정치 쟁점이라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구속력 있는 연방 AI 규제를 지지하는 유권자 3분의 2와 자발적 안전장치를 선호하는 백악관의 간극이 11월 3일 선거에서 어떻게 번역되는지가 다음 지표다.

8. AI 수요가 금리와 재정을 재배선하다

WSJ의 최신 예측가 서베이(10월 2~7일, 71명 응답)에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 연말 전망은 5.1%로, 7월 조사의 4.4%에서 뛰었다. 2027년 중반 4.96%, 2027년 말 4.78%로, 역시 7월의 4.3%·4.26%에서 상향됐다. 핵심은 이것이 일시적 충격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 경제학자들은 장기 수익률의 4분기 세기 최고치 급등을 인플레이션 진정과 함께 사라질 일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본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은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CPI 12월 3.5%, 내년 6월 2.6%, 2027년 말 2.3%) 수익률만 올랐다는 것이 핵심 신호다. [WSJ]

메커니즘을 두 경제학자가 서로 다르게 짚는다. 컨설팅사 Decision Economics 대표 앨런 시나이는 "채권시장과 경제의 기저 펀더멘털에 일대 변화가 있었다"며, 연준이 지난달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을 한 뒤에도 인플레이션 진압에 뒤처져 있고 한 번의 인상으로는 부족하며 연준이 9월 전망에서 이를 인정한 듯하다고 말했다(연방기금금리 목표가 올해 4% 상회 후 2027년까지 유지). 그는 10년물이 내년 6% 근처까지 오르고 2020년대 내내 5% 위에 머물 것으로 본다. 노던트러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 칼 태넨바움은 다른 축을 든다 — 이란 전쟁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쟁이 끝나면 완화될 수 있으나, 투자자들은 크고 커지는 미국 부채 부담에 계속 긴장할 것이고, AI 인프라 구축이 성장 기대와 자본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즉 이번 금리 상승에는 AI 자본 지출이 실물 자본 수요로 들어온 구성 요소가 있다. 그는 10년물이 2028년까지 5.2% 선, 2029년 말 5%로 본다. [WSJ]

재정 쪽 숫자가 함의를 드러낸다. 국채 수익률은 경제 전역의 차입 비용을 설정하므로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차입이 비싸지고, 연방 예산에서 국가 부채 이자는 이미 군사 지출을 넘어섰다. 의회예산처(CBO)는 올해 2월 10년물이 이번 10년대 남은 기간 4.3%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므로, 서베이 전망이 맞으면 재정 계획의 기초 가정이 틀린 것이 된다. 주택시장에서는 이미 체감된다 — 30년 고정 모기지가 이번 주 7.4%로 거의 3년 만의 최고치에 올랐고,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거의 4분의 1이 계약금에 가족·친구의 대출이나 증여를 썼다(2025년 전미부동산협회 보고서). 2024년 미 인구조사국 기준 부모 260만 명이 집을 떠나 사는 성인 자녀 370만 명을 지원하는 데 266억 달러를 보냈다. 25~34세 구매자 중 고령 공동서명인을 쓴 비율은 1994년 1.6%에서 2022년 3.7%로 올랐다(프레디맥). [WSJ] [WSJ]

한국 측 분석은 이 상승의 성격을 다르게 읽는다. 대신증권 공동락 이코노미스트는 한겨레 기고에서 금리의 높낮이를 명목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과 비교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지난 20여 년간 국채 금리가 명목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한 것이 과거 금리가 명목성장률을 상한선으로 삼아 등락했던 것과 비교해 구조적 이례였다고 지적한다. 그 시기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일부는 물가를 목표치 2%까지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한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였고, 지난 20년간 금리에 반영되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이다. 그의 결론은 지금이 고금리 폭등이라기보다 "왜곡된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Hani]

중국에서는 같은 금리·부채 산수가 정책 공간을 직접 제약한다. 컨퍼런스보드 신규 연구에 따르면 올해 중앙정부 일반공공예산에서 부채 원리금 지급만 19.2%를 차지하며, 2014년 12%에서 올랐다. 지방정부 수준이 특히 심각해 같은 기간 부채 이자 지급이 연 16%씩 늘었고, 중앙·지방 합산 이자 지급은 2014년 약 3,480억 위안에서 2026년 1조 4,000억 위안(2,09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컨퍼런스보드 중국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 위한 장은 "부채 상환이 지방 수준에서 재정 공간에 실질적 제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공공부채/GDP가 2026년 말 122%, 팬데믹 전 대비 48%포인트 상승을 전망한다. 2분기 성장률은 4.3%로 공식 연간 목표 4.5~5% 아래로 내려갔고, 소매판매 약화와 고정자산투자 급락이 배경이다. 지난달 발표된 모기지 이자 보조 등 조치에 대해 바클레이스는 "게임체인저가 아니라 떠밀기"라 평했고, 골드만삭스는 5년간 최대 1,000억 위안의 "작은" 재정 보조로 추산했으며, UBS 중국·홍콩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 존 람은 주택가격 상한 150만 위안을 지적하며 "정책이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베이징의 선택은 명확하다 — AI 관련 전자제품 수출 증가가 여전히 질주하는 가운데, 시진핑은 지난달 전국선진제조업회의에 전한 지시에서 "선진 제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하고 자립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즉 경기 부양 대신 미국과의 신흥 산업 패권 경쟁에 자원을 돌린다. CSIS는 2013~2025년 부채 이자 지출이 341% 늘어 어떤 주요 예산 항목보다 빨랐다고 지적했다. [FT]

다음: 연준 9월 전망은 연방기금금리 목표가 올해 4%를 넘어 2027년까지 유지되는 경로를 제시했고, 시나이는 한 번의 인상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CBO가 2월에 깐 4.3% 상한 가정과 서베이의 5%대 전망 사이의 간극이 다음 재정 추계에서 갱신되는지가 지켜볼 지점이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지방보다 덜 부채화됐다고 평가되므로 추가 국채 발행 여지가 있으나, 광의 재정적자가 GDP의 약 10%에 달한다는 골드만삭스 추산이 그 여지를 좁힌다.

9. 전기차는 식었는데 충전기는 늘고 있다 — 미래 수요에 건 베팅

미국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트럼프가 세액공제와 연비 규제를 폐지한 뒤 완성차 업체들은 가장 야심찬 친전기차 목표에서 물러나 모델을 취소하고 계획된 모델을 폐기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 상각을 올리고 내연기관으로 선회했다. 전기차 판매는 세액공제 소멸 전 2025년 3분기에 신차 시장의 약 12%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는 6% 부근을 맴돌고 있다(바이든 행정부 정책 목표는 2030년까지 미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충전 업계는 그 메모를 받지 못한 듯 움직인다 — 충전 데이터 분석사 Paren에 따르면 미국은 10월 초까지 충전소 약 2,000곳, 플러그 1만 2,000개 이상을 추가해 작년(충전소 3,885곳, 플러그 1만 9,839개)과 비슷한 속도이며, 현재 공용 급속충전 플러그는 8만 개를 넘었다. [WSJ]

기술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의 변화다. Paren 공동창업자 겸 CTO 빌 페로에 따르면 신규 충전소는 평균 플러그 수가 늘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충전기 출력이 높아져 '급유'가 빨라지며, 업계가 부동산 전략을 고치고 있다 — 화장실이나 편의시설에서 먼 외진 주차장이 아니라 식당과 번화한 지역 근처에 놓는다. 그는 "나는 이걸 '대미국 건설붐(Great American Build-Out)'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가운데 있을 때까지는 그 안에 있는 줄 모른다"고 했다. 이것이 풀려는 것은 전기차의 가장 오래된 닭-달걀 문제다 —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차를 사지 않는다. 다만 수요가 끝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에 짓고 있다는 것이 이 베팅의 본질이다. 충전업체들의 공식 논리는 세 갈래다: 장거리 여행이 편해지기를 원하는 기존 전기차 소유자, 중고 전기차로 몰려드는 구매자, 그리고 수요가 돌아올 미래의 어느 날을 위한 인프라 준비. 충전업체 ChargePoint CEO 릭 윌머는 업계 분위기를 두고 "사람들이 아직 종이봉투에 숨을 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성장은 실재한다. 전기차 운전자 공동체는 세상에 더 많은 충전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WSJ]

수익성은 아직 멀다. ChargePoint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8% 늘어 1억 1,600만 달러로 가이던스 상단을 넘었으나 순손실 3,560만 달러를 기록했고, EVgo는 같은 분기 순손실 4,630만 달러였다. 윌머는 손실이 줄고 있고 공용 충전소와 플릿 고객을 포함한 전 사업 라인에서 성장했다고 강조했으며, 압도적으로 전기차인 자율주행차가 충전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파급의 핵심은 여기다 — 자율주행 플릿은 개인 소유 전기차와 달리 가동률이 높고 충전 패턴이 예측 가능하므로, 충전 사업의 단위경제가 소비자 수요와 분리된 수익 기반을 가질 수 있다. 성장이 연안 주에 집중되어 모든 곳에서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점은 WSJ도 지적한다. [WSJ]

한국 시장에서는 같은 전기차 경제학이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올해 1~8월 국내 승용차 모델별 내수 판매에서 테슬라 모델 Y가 6만 1,702대로 2위에 올라 현대차 그랜저(5만 2,853대, 3위)를 앞섰다(1위 기아 쏘렌토 6만 7,976대). 지난해 같은 기간 상위 10위에 테슬라 차종은 없었고, 올해도 1~4월 누적은 그랜저가 앞섰으나 5월 누적부터 역전됐으며 모델 Y는 5·7·8월 월간 판매 1위였다. 8월만 보면 9,638대로 쏘렌토(6,397대), 그랜저(5,931대)를 모두 앞섰다. 가격이 메커니즘이다 — 2023년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분이 들어오며 가격 문턱이 낮아지고, 프리미엄 후륜구동 트림이 지난해 말 5,299만 원에서 4,999만 원으로 내려가 5,000만 원 선을 밑돌았으며 보조금 반영 실구매가는 지역에 따라 4,000만 원대 중반까지 내려간다. 중국 브랜드도 존재감을 키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신규등록 순위에서 BYD는 지난해 아토3·씨라이언7 두 차종만 25위 안에 들었으나 올해 1~9월에는 돌핀 5위, 씨라이언7 7위, 아토3 20위다. 비용은 수익성으로 나타난다 — 한화투자증권 8일 보고서에서 현대차 3분기 국내 판매는 13만 1,4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고 누적 국내 판매도 44만 8,181대로 16.3% 줄었으며, 2분기 영업이익률은 5.8%로 지난해 2분기 7.5%에서 내려앉아 상반기 5.6%는 1월 제시한 목표 6.3~7.3%에 못 미쳤다.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정의선 회장의 과제로, 한겨레는 자율주행·로보틱스·AI 공장을 묶은 '피지컬 AI' 전환 비전과 별개로 본업 경쟁력이 다시 쟁점이 됐다고 짚는다. [Hani]

다음: 유럽에서는 같은 중국산 가격 경쟁력이 통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체리자동차의 Jaecoo 7은 9월 1만 대 넘게 팔려 영국 최다 판매 차량이 됐고, 영국 자동차제조업자·거래자협회(SMMT)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신차 구매의 23%가 중국 모델이었는데, 며칠 뒤 이 호황은 더 넓은 유럽 통상 분쟁에 휘말렸다. SCMP는 유럽이 자국 산업을 중국에서 보호하려는 노력이 과거 자신이 비난했던 미국 정책을 닮아가는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한다. [SCMP]

10. 카메라 12억 대가 전장의 눈이 됐다 — 민간 감시의 군사 전용

올해 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할 때, 이스라엘 북부의 한 양계 농부가 닭을 확인하려 휴대전화 앱을 켰다가 닭장 밖 웹캠의 언어가 아랍어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은 중국산 카메라가 해커에게 장악됐음을 확인했다. 해커들이 노린 것은 닭이 아니었다 — 닭장 위 카메라의 방향은 인접한 레바논 국경을 따라 움직이는 이스라엘 보안군의 동선에 시야를 확보해줬다. 사이버국은 농부가 카메라 보안을 강화하고 촬영 각도를 조정해 군 작전이 잡히지 않게 도왔다. 사이버보안 컨설팅사 S-RM 추산 전 세계 인터넷 연결 카메라는 12억 대다. [WSJ]

기술적 전환점은 AI다. 정보기관들은 취약 카메라를 인터넷에서 긁어모아 수백만 개의 비밀번호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로봇처럼 침입해왔는데, 이제 AI가 침입과 데이터 대규모 분석을 모두 쉽게 만들어 안전을 높이려 설계된 카메라를 전투원이 적을 추적·감시·공격하는 도구로 바꾸고 있으며, 종종 인간 정보분석관의 능력을 능가한다. 알고리즘이 끝없는 영상을 소화해 요원이 감시할 숨은 보석과 패턴을 찾아낸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 해커 그룹 Team OneFist의 리더 크리스토퍼 코트라이트는 "AI가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했다. 위협정보 컨설팅사 Recorded Future의 국가안보 전문가 알렉산더 레슬리는 "우리는 지금 민간 감시가 전시 정보 수집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고 있다"며 편재한 디지털 눈알에서 전 지구적 "약한 아랫배"를 본다고 했다. 이스라엘 사이버국 보안전문가 엘리아브 노리는 "그들은 이란에서 이스라엘을 쌍안경으로 볼 수 없다. 그래서 인터넷에 노출된 카메라를 이용해 관측소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WSJ]

구체적 전과가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Team OneFist는 2014년부터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최대 도시 세바스토폴 서쪽 해안 근처 고층 건물의 카메라를 장악했다. 그 카메라의 시야는 주변 지역과 흑해를 넓게 담았고, 해커들은 카메라를 회전·줌할 수 있어 러시아 헬리콥터·잠수함·함선을 감시했다. 그들은 러시아 군용 헬리콥터를 지역 공항 근처까지 추적해 알려지지 않았던 러시아 공군기지를 발견했고, 그것이 2022년 말 우크라이나군이 비밀 러시아 공군기지를 찾아 타격하는 데 쓰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서로를 감시하고 새 표적을 찾고 공격 피해를 평가하기 위해 카메라 해킹을 늘렸다. 디지털 첩보의 오랜 숙련자인 이스라엘은 이란 교통 카메라를 해킹해 올해 초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암살에 사용된 정보 수집을 도왔고,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은 이스라엘 당국이 국가안보상 민감하다고 보는 웹캠과 보안 카메라 수백 대에 침입해 반격했다. WSJ은 정보기관·사이버보안 전문가·군 당국자·해커를 취재하고 수십 시간의 영상과 수백 장의 이미지(상당수는 해커들이 공개한 것)를 검토했으며, 위치를 지리적으로 특정하고 디지털 조작 흔적을 점검해 진위를 독자 검증했다. [WSJ]

방어는 기본기로 돌아간다. 해킹된 웹캠을 연구한 캘리포니아 사이버보안 전문가 폴 마라피즈는 저가·무명 브랜드를 피하라고 조언한다 — 평판을 지켜야 하는 대기업은 보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문제 발생 시 업데이트를 배포하므로 기성 제조사 제품이 일반적으로 더 안전하고, 작고 흔히 더 싼 인터넷 판매자에게서는 결함이 고쳐지지 않거나 기기가 웹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 갖춰야 할 기능은 종단간 암호화, 원격 조회용 클라우드 저장, 접근 수준이 다른 사용자 계정 생성 기능이다. 주거용 보안 카메라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본 비밀번호나 보안 코드가 딸려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어디에도 재사용하지 않는 복잡한 고유 비밀번호와 비밀번호 관리자를 쓰고, 접근하는 사람마다 각자의 로그인 자격을 가져 각 접근이 특정 인물에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다중인증, 접근 로그 주기적 점검, Wi-Fi 고유 비밀번호와 자동 업데이트·라우터 방화벽·WPA3 활성화가 뒤따른다. [WSJ]

다음: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작전은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유럽 방위기업 최고경영자와 고위 직원들이 크렘린 공작원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고, FT는 5개 유럽 정보기관 당국자를 취재했다. 독일 국내정보기관(BfV)은 독일 방위기업 "직원과 경영진" 접촉을 크게 늘려 사설 근접경호팀 고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BfV 수장 시난 셀렌은 월요일 독일 의원들에게 "러시아는 국가 또는 국가 통제 행위자에 의한 개인 대상 폭력 행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표적, 방법, 관여 행위자 측면에서 조직범죄 구조 이용을 포함한 추가 발전을 관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드론이나 그 부품 제조에 관여한 소기업 임원들도 표적이다. 이런 작전은 러시아 정보 용어로 "wet work"라 불리며 주로 군사정보기관 GRU가 담당하는데, 방법을 바꾸고 있다 — GRU 요원들은 조직범죄 그룹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국경을 넘는 공작원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현금으로 온라인에서 모집한 단일 "일회용" 공작원에 의존하는 대신 정찰·물류·계획·실행을 서로 다른 세포나 개인에게 분산한다. 핵심은 실행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 한 정보 당국자는 "러시아 관점에서 주된 목표는 여전히 심리적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표적일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만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거래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보안기관은 누구든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야 하는 자체 문제를 안게 됐다 — 8월 스웨덴에서 러시아 젊은 관광객 두 명이 사브 CEO 미카엘 요한손의 자택 근처에 텐트를 쳤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곧 풀려났다. [FT]

11. 한국 — 대통령의 SNS, 검찰개혁 내홍, 그리고 규제기관과의 전면전

이재명 대통령의 X 게시글은 8월 37건에서 9월 116건으로 늘었고 10월에는 11일까지 60여 건인데, 이 중 8건이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에 반대하는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 안팎의 우려에 "품격 없다, 권위 없다, 비난하겠지만 경호를 최소화한 뒷골목 삶의 현장 방문도, 에스엔에스 소통도 그분들의 언어로 교감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며 댓글로 소통하다 비난받던 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 방문 귀국 비행기에서 "내가 반성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직접 소통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비판도 감지된다 — 호남권 다선의원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적 발언이 섞여 있는데, 대통령의 언어를 쓸 필요가 있다"고, 수도권 다선의원은 "외교 문제 등을 에스엔에스에서 공방을 벌이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익명을 요구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정확하지 않거나 검토할 시간이 필요한 사안을 먼저 대통령이 엑스로 공개하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정의당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대통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소통과 그 수단인 에스엔에스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신 분"이라 칭한 것을 두고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 미화"라며 발언 철회와 2차 가해 사과를 요구했다. [Hani] [Hani]

같은 갈등이 인사로 번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X에 김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겠다며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썼다. 14일 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사흘 앞둔 시점이고, 한겨레는 이것이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이뤄졌다고 전한다. 임 청장은 김 후보자가 대검 감찰과장 시절 검찰 내부 비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명 철회를 요구해왔고, 지난 6일 취임길에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감찰 방침에 "초대 중수청장 후보가 김지용 전 검사인 것만큼은 아니어도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제가 된 것은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고 썼다. 봉합은 쉽지 않다 — 김용민 의원은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동지들과 함께 진군하고 있을 뿐"이라 반박했고, 당내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우리끼리 파묘하면 내란세력이 부활, 집권한다"며 "추 지사님은 뭘 그렇게 잘했는가"라고 비판했다. [Hani] [Hani]

기업 쪽에서는 규제권 자체가 법정으로 갔다. 쿠팡은 지난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6,246억 원 과징금(3,755만여 명 개인정보 유출 관련 4,235억 원 + 1,117만여 명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 관련 2,011억 원)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냈다. 더 이례적인 것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최종 처분 이전인 행정조사 단계에서만 현장조사 결정 2건과 자료제출명령 1건을 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 8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조사 때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조사를 거부하고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냈다가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9월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의 현장조사 결정과 약 10년 치 자료를 요구한 보고·제출명령을 각각 법적 대응 대상으로 삼았다. 즉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의 적법성을 사후에 다투는 데 그치지 않고 조사 착수 방식과 자료 제출 요구 범위까지 사법심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에 "초기에는 무리수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법적으로 다퉈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들도 소송 결과를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배경으로는 모회사 쿠팡Inc가 뉴욕증시 상장 미국 기업이고 김범석 의장이 미국인이라는 점, 그리고 미 정치권이 한국의 플랫폼 규제를 자국 기업 차별이자 통상 현안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 지난 7월 미 하원 공화당 쪽 인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에 "괴롭힘 캠페인"을 벌여 시가총액이 40% 이상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Hani]

다음: 14일 김지용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 내홍의 분기점이다. 2020년 11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위 직전 사의를 표명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임 청장 본인의 증인 요청은 채택되지 않았다. 쿠팡 쪽에서는 공정위 현장조사 결정 취소소송에 대한 대법원 재항고 판단이 규제기관 조사권의 사법심사 범위를 정하는 선례가 된다.

12. 제도의 공백에서 사람이 죽는다 — 보호 체계의 작동 실패

11일 오전 5시 38분,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20대 중반 남성이 아내가 피신해 있던 서울 송파구 처가를 찾아가 50대 장모를 흉기로 찌르고 아내를 차에 태워 도주했다. 장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남성은 7시간 뒤 강원 양양 야산에서 긴급체포됐으며 아내는 찰과상만 입고 구조됐다. 그는 송파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의에 "조사하면서 다 얘기하겠다"고만 답했다. 문제는 이 사건이 경찰 레이더 밖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 그는 지난 8월부터 아내 상습 폭행 혐의로 수사받고 있었다. [Yonhap]

실패의 메커니즘은 날짜로 재구성된다. 8월 용산경찰서가 접수해 퇴거·100m 접근금지·전기통신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내렸고, 8월 27일 주거지 관할 수원권선서로 이첩됐다. 권선서는 9월 2일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1차 임시조치는 9월 30일 종료됐고, 권선서는 10월 6일 같은 조치를 다시 신청했으나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범행이 일어났다. 현행법상 100m 접근금지와 전기통신 접근금지는 1개월 이내이며 한 차례 연장해 최장 2개월까지만 가능해, 조치에 연속성이 없고 연장 결정 전까지 수일간 공백이 생기는 구조다. 경찰 직권의 '긴급임시조치'가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통상 112 신고 등 새 폭력 사건으로 현장 출동한 급박한 상황에서 주로 발동되므로, 이번처럼 1차 조치 종료 후 연장 결정을 기다리는 대기 기간에는 새 신고나 추가 피해 정황이 없는 한 구조적으로 어렵다. 1차 기한 만료 전 선제 재신청으로 결정을 앞당길 수 있었으나 그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후 피의자의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등 체포를 위한 절차를 밟던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지급된 스마트워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경찰은 방전 가능성을 보고 있다 — 완충 시 최장 3일 사용인데, 언제 위협에 노출될지 모르는 피해자가 배터리를 수시로 확인하고 충전하며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관계성 범죄는 초기에 경미하다가 갑자기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마트워치 등 피해자에게 의존하는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경찰이 선제적으로 피해자별 맞춤형 대안을 제시하고 긴급임시조치와 임시조치가 공백 없이 이뤄지도록 하며 가해자 위치 정보를 피해자에게 적극 공유하는 보호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onhap]

접근 자체가 차단된 영역도 있다. 매년 30만 건 넘게 처방되는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은 한국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없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처방은 2021년 26만 4,902건에서 2022년 32만 3,116건으로 처음 30만 건을 넘은 뒤 2023년 34만 5,237건, 2024년 31만 7,952건, 2025년 30만 9,361건으로 매년 30만 건 이상을 유지하고 올해는 8월까지 21만 6,937건이다. 절반 이상이 20대이고 10대 처방도 매년 3~4만 건이다. 그런데 이 약은 시간을 다툰다 — 24시간 내 복용 시 피임 성공률 95%, 24~48시간 85%, 48~72시간 58%로 떨어진다. 그런데도 처방해주는 병원부터 찾아야 하고, 진료와 의약품 모두 비급여라 약값만 1만 5,000~4만 원에 비급여 진료비를 더하면 한 번에 최대 6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유럽응급피임컨소시엄에 따르면 세계 90개국이 약국 구매를 허용하며 일본도 지난 2월부터 허용했고, 프랑스는 2023년부터 전 연령에 건강보험으로 무료 제공, 영국도 약국 무료 구입이 가능하며 WHO는 2024년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에서는 2012년 의약품 재분류 때 일반의약품 전환이 추진됐으나 의료계 반발로 보류되고 2016년 현행 유지가 결정된 뒤 10년 넘게 바뀌지 않았으며, 당시 의료계가 부작용을 이유로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은 현재 논의되는 임신중지약 도입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부대표는 "한국은 건강보험 목적이 '건강상 이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여기에 출산만 추가로 들어 있다. 출산뿐 아니라 피임 등 여성 생애주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생산권에 대해 권리로서 보장해야 한다"고, 김동식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신중지 상황이 오기 전 앞 단계에서 여성이 자기 결정에 의해 근거리 약국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응급피임약"이라고 말했다. [Hani]

반대로 접근이 너무 쉬운 데서도 문제가 생긴다. 감기약·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을 다량 복용해 환각을 경험하는 'OD'(Overdose) 행위가 SNS 공유·인증과 함께 일부 청소년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약사는 액상 감기약·수면유도제·멀미약을 한꺼번에 달라는 학생을 제지한 경험을 전하며 "온라인에 공유되는 '레시피'가 있는 건지 구하는 약도 비슷하다"고 했다. 익명 기반 SNS에는 '오디 조합을 추천해달라', '시험 기간만 되면 자해·오디 파티를 한다'는 글이 '우울계', '자해'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 지난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2,315명으로 2024년(1,918명)보다 20.7% 늘었고 올해 6월 기준 1,340명이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말 전국 회원 약국에 일반의약품 판매 시 복용 대상·연령을 확인하고 청소년에게 과량 복용 위험성을 필수 복약지도하라고 요청했으나,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골라 사는 '창고형 약국'이 통로를 넓히고 있다 — 복약지도는 소비자가 먼저 문의해야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가격도 싸다. 지난해 12월에는 마약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성분 의약품을 제한 없이 대량 판매해온 울산의 일부 창고형 약국이 약사회에 적발됐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는 "일반의약품이라도 고용량에 한번 익숙해지면 정신적 중독과 약물 의존으로 이어지고, 사람에 따라선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소한 미성년자 대상으로 오남용 우려 일반의약품에 복약지도를 의무화하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i]

강제송환 과정에서도 같은 종류의 '규정이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는' 실패가 확인됐다. 한겨레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인도 국적 ㄱ씨는 8월 27일 강제송환 과정에서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들로부터 폭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출국 당일 강제퇴거 통보를 받고 서류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송환 절차를 물었으나 직원들은 "이유는 필요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고, ㄱ씨가 "스스로 가겠다"며 저항하지 않았음에도 수갑을 채우고 덕트 테이프로 입을 틀어막고 스키마스크로 코까지 덮은 채 비행기에 태웠으며, "비행기 안에서는 때려도 괜찮다"고 협박하거나 목을 조르고 짓누른 것도 확인됐다. 출입국관리법은 자살·자해, 타인 위해, 도주, 직무집행 거부·기피·방해 시에만 강제력을 쓸 수 있도록 하고 보호장비도 수갑·포승·호흡을 방해하지 않는 머리보호장비로 엄격히 제한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8일 국정감사에서 "테이프는 법령상 보호장구가 아니"라며 "엄정 조처하겠다"고 했으나, 2021년 화성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고문으로 법무부 장관이 사과하고 보호장비 규정을 정비한 뒤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ㄱ씨를 대리한 최정규 변호사는 "다른 외국인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제보들이 있다"고 밝혔고, 한겨레 사설은 최근 강제송환 사건 전수조사와 담당 공무원 엄벌·인권 교육을 요구했다. [Hani]

다음: 14일 김지용 후보자 청문회와 별개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이번 달이 이들 사안의 제도적 후속이 결정되는 창이다. 응급피임약은 임신중지약 도입 논의와 함께 재분류가 다시 테이블에 올라와 있고, 수풀원(이사벨 보육원) 사건의 경우 지난 2월 과거사정리법 개정으로 국가·지자체의 지원·관리·감독을 받은 민간 사회복지시설이 진실화해위 조사 대상에 포함돼 2월 26일 4명, 지난 7일 11명이 진실규명을 신청한 상태다. [Hani]


그 외 짧게


본문 미수집 매체: Prudie(Slate Advice, 광고·구독 안내만), The Founders Corner(뉴스레터 요약 항목 묶음), The CFO Office(이벤트 홍보), SCMP(EU-중국 통상 기사 및 홍콩 등산 사고 기사 — 유료 구독 벽으로 도입부만), Guardian(중동 라이브블로그 — 부분 수집), RFI(후티 공격 서방 반응 — 리드 한 줄만), Hani(10월 12일 인사·궂긴소식, 권범철 그림판, 정문정·임종식 칼럼 — 테마 귀속 없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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